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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사운드 대표 박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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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록될 만한 진공관 앰프가 등장하다.

좌우 합산 총 18개의 트랜스포머(입력, 인터스테이지, 출력 트랜스포머, 제1·2·3 파워 트랜스포머, 제1·2 초크 트랜스포머, 출력 진공관 히터 초크 트랜스포머)와 300여 개의 전자 부품이 결집한 것으로, 그중 18개의 트랜스포머는 니켈 아몰퍼스 코어를 사용하며 외주가 아니라 자체 개발된 것이다. 가히 트랜스들의 교향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트랜스에 사운드의 핵심이 있다고 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진공관 앰프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제품이 등장했다. 그것도 3극관 앰프인데도 A급 160W의 대출력을 과시한다. 아마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종일 것이다. 본 기는 소수 정밀 수작업 제품으로 이미 국내 진공관 앰프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아폴론(구 UL 사운드)의 신기종으로, 최장수 대표의 25년 노하우가 총 투입된 대망의 명품이다. 다프네라는 이 기기의 명칭은 그리스어로 월계수라는 뜻이고 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론과 깊은 관계가 있다. 또한 월계관이라는 가히 올림픽의 최고 상징에 도전하려는 제작자의 의도도 엿보인다.

이미 아폴론의 제품들은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흉내 낼 수 없는 고품위의 품질과 만듦새로 탄탄한 마니아 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한국 진공관 오디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수준에 등극해 있다. 그리고 진공관 제품으로 세계의 명기라는 기종은 대부분 리뷰를 해 봤지만 터무니없는 고가 제품이면서도 아폴론의 노블 앰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수차례 체험했다. 결코 국수주의가 아니라 엄밀한 객관적 시각에서의 평가가 그렇다.

본 기는 파워 앰프이면서도 전원부를 분리시켜 놓아 채널당 70kg에 육박하는 무게에 총 네 덩어리가 되는 이색적인 설계도 특이하지만, 사용된 출력관 838도 이색적이다. 미국의 송신관으로 개발된 이 진공관은 수량도 적을뿐더러 앰프로는 만들어진 전례가 없다. 어느 스님이 몇 년 전 자작해 유튜브에 올려놓아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출력관을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개발자가 오래전에 이 출력관의 진가를 알아보고 확보해 놓은 재고가 다수 있는 탓으로 사용자들은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며, 관의 수명도 상당히 길다.

838은 우선 고전압관으로 845나 211 등과 동류관 범위이며, 3극관 중에서도 2A3의 음색을 닮았다. 전문가들이 평가하기로는 2A3의 모태관이라고 한다. 재즈 재생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2A3는 그 어둑하고 묵직하면서 호흡기를 거쳐 나오는 공기 바람의 미묘한 마력을 지닌 독특한 매력의 사운드를 가졌지만 너무나도 소출력(불과 3W 언저리)인 탓으로 상용 제품이 없다. 그런데 838은 바로 그 소출력관의 고향이며 모태처럼 유사한 면이 많다. 그런 매력의 사운드라는 장점을 살리고, 출력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본 시청기로, 지난번에 제작자는 그 관으로 싱글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 제작한(출력 45W) 바 있는데, 그 여세를 몰아 대출력의 본 시청기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드라이브관에 UX250을 사용한 것도 최초라고 한다.

제작은 고난도 작업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고출력을 위해 845 출력관으로 시제품으로 만들었지만, 소리가 평범하다는 지적을 받고 고심 끝에 출력관 자체를 교체해서 새로 설계에 들어간 지 반년 동안 튜닝을 거듭해 완제품을 내놨다. 보통 A급으로 이런 대출력을 뽑아내려고 한다면 폭주하는 열 때문에 5시간도 못돼 다운되어 버리기 십상. 그러나 시청기는 24시간을 구동해도 거뜬한 상태라는 것이며, 리뷰 때는 워밍업부터 6시간 이상을 가동했지만 트랜스가 크게 달궈지지도 않았다. 이유는 특수한 열처리 시스템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래쪽 트랜스 위로 굴뚝처럼 방열이 이루어지는 특허 급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가능한 것인데, 구조를 들여다본 한 전문가는 기막힌 발열 처리라고 감탄.

시청기는 좌우 합산 총 18개의 트랜스포머(입력, 인터스테이지, 출력 트랜스포머, 제1·2·3 파워 트랜스포머, 제1·2 초크 트랜스포머, 출력 진공관 히터 초크 트랜스포머)와 300여 개의 전자 부품이 결집한 것으로, 그중 18개의 트랜스포머는 니켈 아몰퍼스 코어를 사용하며 외주가 아니라 자체 개발된 것이다. 가히 트랜스들의 교향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트랜스에 사운드의 핵심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고전압관을 써서 만든 앰프는 험 조절이 어렵다. 어떤 자작파가 고전압관인 211을 써서 만든 제품이 있었는데, 소리는 좋았지만 점점 심해지는 험 때문에 결국 사용을 중단해 버린 20여 년 전 옛 기억이 있지만(그 기종은 출력이 10여 W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시청기는 대출력임에도 놀라울 정도로 정숙하다. 그 정숙함 때문에 뽕짝 가요도 정밀한 클래식 보컬처럼 들린다. 이는 정밀한 험 조절 기능 때문이다. 그리고 아날로그 미터를 참조 체크해 출력관을 별도의 장비 없이 조정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본 시청기를 갓 출시된 이글스톤웍스의 사보이 시그너처 SE에 연결했다. 감도가 87dB인 이 스피커는 유닛이 총 9개나 되며, 미드 베이스 드라이버와 베이스 드라이버가 아이소배릭 구성으로 설치가 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앰프로는 건드리기가 어려운 성채 같은 기종이다. 하지만 본 기는 A급으로 160W 출력을 내는 진공관 앰프의 세계가 무엇인가를 처음으로 터득하게 해 준다. 스피커가 대용량인 탓도 있지만, 성수동에 자리 잡은 직영 대리점인 21사운드의 내부 공간이 상당한 데도 불구하고 가볍게, 전혀 저항 없이 자연스러운 대 음장감이 형성된다. 재즈 보컬이 아닌 데도 보컬은 그 특이한 마력적인 사운드로 만조의 바다가 되며, 피아노는 장엄하고, 현 독주가 가슴을 밀쳐 내는 듯하다. 보컬의 미세한 감각적인 처리가 특히 절묘해 3극 A급 대출력의 신세계가 펼쳐진 듯하다. 진공관 마니아라면 필청해야 할 기기다. 사운드의 바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글 김남 오디오 평론가 -

가격 2,400만원 사용 진공관 838, 12AX7, UX250 실효 출력 160W 주파수 응답 20Hz-20kHz(±2dB) S/N비 -95dB 험 & 노이즈 0.0007% 입력 임피던스 600Ω, 100㏀ 입력 감도 1.3V(RCA), 900mV(XLR) 출력 임피던스 4Ω, 8Ω, 16Ω 크기(WHD) 42×47×42cm 무게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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